문화

'다 때가 있다' 부산에서 시작된 한국 세신 문화의 역사

기사입력 2024-07-23 11:12

2000년대 중반까지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로 붐볐던 국제목욕관리사학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대중목욕탕이 문을 닫으면서 수강생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임산부, 노인, 장애인 등 목욕이 필요한 사람들이 여전히 있어 학원은 계속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 1인 세신샵의 등장으로 20~30대의 관심도 늘고 있다.

 

한국의 세신 문화는 오랜 역사가 있다. 고려 시대에 이미 때를 밀었던 기록이 있으며, 1960년대에 등장한 '이태리타올'은 한국의 세신 문화를 크게 발전시켰다. 이태리타올은 피부를 깨끗하게 밀어내는 도구로, 이후 언론에서는 때를 살살 밀자는 보도도 많이 나왔을 정도다.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한 '자동 등밀이 기계'는 세신 비용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부산에서 개발된 이 기계는 전국적으로 판매되었고, 일본과 중국에도 수출되었다. 하지만 목욕탕의 감소로 최근에는 보기 어려워졌고 해당 기계를 생산하던 업체들도 대부분 다른 분야로 전환하거나 폐업했다.

 

대중목욕탕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1인 세신샵의 형태로 세신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독립된 공간에서 개인 맞춤형 세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변화는 팬데믹 이후 대중목욕탕 방문을 꺼리면서 시작되었다.

 

부산에서 1인 세신샵을 운영하는 김 씨(34)는 팬데믹 이후 세신을 즐기는 사람들이 1인 세신샵을 찾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20~30대 여성뿐만 아니라 임산부 등 다양한 고객층이 방문하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도 종종 찾아온다. 앞으로 1인 세신샵이 목욕 문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